절기 우수란 무엇일까? 봄기운을 맞이하는 전통과 현대 생활 속 활용법
절기 우수, 서른다섯 글자로 쓰면 ‘雨水’, 우리말로는 ‘빗물’입니다. 한 해를 24개로 나눈 절기 중 두 번째 절기에 해당하며, 눈과 얼음이 녹아내려 농사의 준비를 시작하는 시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2월 중순을 전후하여 추위가 서서히 누그러지고, 땅속에서도 물이 돌기 시작해 농작물도 자랄 채비를 갖추기 때문이죠. 매서운 겨울바람이 잦아들면서 본격적인 봄이 오기 직전의 신호탄이기도 한 우수. 오늘은 이 우수가 언제부터 시작됐고, 어떤 의미를 지니며, 우리 조상들은 우수를 어떻게 보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2025년 우수의 절입시간
우수의 시기와 뜻
태양이 황경 330도에 이르렀을 때를 가리키는 우수는 매해 양력 2월 18~20일 무렵에 찾아옵니다. 이 무렵부터 얼었던 계곡물이나 강물, 논밭의 흙이 서서히 녹아 내리고, 지난겨울 움츠렸던 나무들에 작은 눈(冬芽)이 맺히면서 봄이 다가옴을 체감할 수 있지요. 그래서 예로부터 “우수 경칩에 대동강 물이 풀린다”라는 속담이 전해질 만큼, 우수는 봄기운의 시작점으로 여겨졌습니다.
과거에는 입춘 이후에도 한파가 몇 번이나 찾아오곤 했지만, 우수가 지나면 ‘이제 더 큰 추위는 오지 않는다’고 여겼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3월 말~4월 초에 꽃샘추위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전통적으로 우수는 겨울의 끝자락과 봄의 문턱을 잇는 전환점이었습니다.
농경사회에서의 우수 준비
옛날 농경사회에서는 우수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밭갈이와 씨앗 고르기에 착수했습니다. 겨울 동안 모아두었던 종자를 꺼내 싹이 잘 틀 만한 것들을 선별하고, 논밭 주변에 서식하는 병해충을 대비하기 위해 밭두렁 소각을 하기도 했지요.
다만 현대에는 논·밭두렁을 태우는 과정에서 산불 등 화재 위험이 크다고 알려져 있어, 이러한 풍습은 점차 사라지는 추세입니다. 농약 사용과 친환경 방제 기술이 발전하면서 해충 방제를 굳이 불태우는 방식으로 하지 않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뜻한 맛을 담는 장 담그기
우수 무렵은 일 년 먹을 장을 담그기에도 좋은 시기라고 합니다. 간장, 된장, 고추장 등 장을 담가두면 봄을 맞이하며 적절한 발효가 진행되어 맛이 깊어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추위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때에 담가야 오히려 잡균의 번식을 막고, 따뜻한 봄볕을 받으며 차근차근 숙성된다고 전해집니다. 예로부터 “우수에 담근 장은 삼삼한 감칠맛이 난다”라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농촌에서는 우수를 일종의 ‘장 담그기 달력’처럼 활용해 온 것이지요.
봄을 깨우는 식탁, 봄나물과 오신채
우수가 지나면 땅이 녹으면서 마른 줄기 사이로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납니다. 이런 이른 봄의 기운을 식탁에 들여오기 위해 냉이, 달래, 봄동 같은 봄나물을 챙겨 먹으면, 겨우내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과 무기질을 채울 수 있어 건강에 좋습니다. 더불어 마늘, 부추, 파, 달래, 무릇 같은 ‘오신채(五辛菜)’를 함께 섭취하면 계절이 바뀌면서 흔히 겪는 춘곤증도 이겨낼 수 있다고 여겨졌습니다.
입춘첩과 우수 전통
입춘에 붙이는 입춘첩을 우수 직전에 떼어내거나, 그 자리에 새로 붙이는 풍습에 대한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다만 이는 최근 몇 년간 자리 잡은 흐름이지, 오래된 전통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예전에는 입춘첩을 이듬해 입춘 전까지 그대로 두는 경우가 일반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저마다의 편의에 따라 취향껏 우수 전날에 입춘첩을 떼어내기도 하고, 그냥 두기도 합니다. 여기에 정답은 없으니, 한 해의 건강과 복을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면 어떤 방식이든 무방하겠지요.
현대적 의미와 봄맞이 팁
오늘날에는 농사를 짓는 이들의 수가 줄었지만, 우수는 여전히 ‘봄이 성큼 다가왔다’는 반가운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2월 하순부터는 서서히 일조 시간이 늘어나면서, 야외 활동을 준비하는 분들이 많아집니다. 겨우내 소홀했던 운동을 다시 시작하거나, 새롭게 집안 구석구석을 정리해 ‘봄맞이 대청소’를 하는 것도 우수 시기와 잘 어울리는 활동입니다.
한편 기후 변화로 인해 절기에 따른 날씨 패턴이 예전과는 다소 달라지고 있습니다. 2월 말까지도 큰 추위가 남아 있거나, 3월 초에 갑자기 폭설이 내리는 경우도 드물지 않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수를 맞이하는 마음가짐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겨울 동안 지친 몸과 마음을 깨우고, 활기찬 계절을 준비하는 동시에 주변 환경을 돌아보는 순간으로 삼는 것이죠.
꽁꽁 얼어 있던 땅에 숨구멍이 생기고, 강물과 시냇물이 힘차게 흐르기 시작하는 우수. 만약 가까운 전통시장이나 마트에 들를 계획이 있다면, 지금 막 출하된 봄나물로 식탁을 한껏 푸르게 바꿔 보는 건 어떨까요? 봄이 더 깊어지기 전, 가장 이른 향긋함을 맛볼 절호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독자 여러분도 우수가 주는 생동감을 느끼며 상쾌한 봄의 초입을 맞이해 보세요.
혹시 여러분이 사는 지역에서는 우수를 어떻게 맞이하고 있나요? 특별한 행사나 음식, 혹은 어린 시절 기억에 남는 우수 풍경이 있다면 자유롭게 나눠 주시면 좋겠습니다. 함께 이른 봄의 정취를 만끽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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